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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스팅 · 5분

커피 테이스팅 기초: 맛을 언어로 기록하는 법

"맛있다"는 기록으로 남으면 거의 쓸모가 없습니다. 다음에 같은 원두를 다시 살지, 분쇄도를 어느 쪽으로 돌릴지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테이스팅은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느낀 것을 나중에 쓸 수 있는 형태로 옮기는 훈련에 가깝습니다.

먼저 다섯 가지만: 오원미

처음부터 열 개 항목을 채우려 하면 오래 못 갑니다. 다섯 가지로 시작하는 편이 현실적이고, 이 다섯만으로도 대부분의 진단이 가능합니다.

순서대로 짚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모금을 머금고 단맛부터 확인하고, 산미의 종류와 강도를 보고, 입안을 채우는 무게감(바디)을 느끼고, 쓴맛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한 뒤, 삼키고 나서 남는 여운을 봅니다. 순서를 정해 두면 매번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 열이 테이스팅과 추출 조정을 잇는 다리입니다. 맛만 적고 끝내면 다음 잔이 나아지지 않습니다.
항목무엇을 보는가추출에 주는 힌트
단맛설탕 같은 단맛이 느껴지는가낮으면 저추출 의심
산미밝고 상큼한가, 날카롭고 시큼한가날카로우면 수율 부족
바디입안을 채우는 무게감얇으면 농도 부족(물 과다)
쓴맛거슬리는 쓴맛이 있는가강하면 과추출 의심
여운삼킨 뒤 얼마나 남는가짧고 텁텁하면 미분 과다

산미와 신맛은 다르다

초심자가 가장 헷갈리는 지점입니다. 좋은 산미와 저추출로 인한 신맛은 전혀 다른 것인데, 둘 다 "시다"로 기록되면 진단이 어긋납니다.

좋은 산미는 과일을 떠올리게 하고 뒤에 단맛이 따라옵니다. 사과, 자몽, 베리 같은 이미지가 붙습니다. 반면 저추출의 신맛은 덜 익은 과일이나 풋내에 가깝고, 뒤에 단맛이 없으며 입안이 마르는 느낌이 남습니다.

구분이 어렵다면 단맛의 유무를 기준으로 삼아 보세요. 시큼한데 단맛이 전혀 따라오지 않는다면 추출이 부족한 쪽일 가능성이 큽니다.

식으면서 드러나는 것들

뜨거울 때는 향이 강하게 올라오지만 미각은 오히려 둔해집니다. 온도가 내려가면서 단맛과 산미가 또렷해지고, 숨어 있던 결함도 함께 드러납니다.

SCA 방식의 상세 평가가 온도대를 나누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한 잔을 한 번만 맛보고 판단하면 그 원두의 절반만 본 셈입니다.

실전에서는 이렇게 해보세요. 내린 직후 한 모금, 3~5분 뒤 한 모금, 완전히 식은 뒤 한 모금. 세 번의 인상을 비교하면 원두의 성격이 훨씬 선명해집니다.

식은 커피가 여전히 맛있다면 좋은 원두이거나 잘 뽑힌 잔입니다.
온도대대략 온도무엇이 잘 드러나는가
뜨거움70도 이상향(아로마), 전체적 인상
따뜻함60도 내외단맛과 산미의 균형
미지근함45도 내외단맛의 깊이, 바디
차가움35도 이하결함, 떫음, 여운의 길이

향미 어휘를 늘리는 법

향미를 표현하지 못하는 이유는 감각이 둔해서가 아니라 이름표가 없어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름이 없으면 느껴도 기록할 수 없고, 기록하지 못하면 다음에 비교할 수도 없습니다.

가장 쉬운 출발점은 원두 봉투에 적힌 테이스팅 노트입니다. "블루베리, 다크초콜릿, 캐러멜"이라고 적혀 있다면 그 셋을 먼저 찾아보세요. 힌트를 알고 마시면 훨씬 잘 잡힙니다. 로스터가 제시한 것을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평소에 재료를 의식적으로 기억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과일을 먹을 때, 견과를 씹을 때, 향신료 냄새를 맡을 때 그 향을 머릿속에 저장해 두면 커피에서 비슷한 향이 났을 때 이름을 붙일 수 있습니다.

점수보다 비교

절대 점수를 매기려 하면 기준이 흔들려 오히려 일관성이 떨어집니다. 어제의 8점과 오늘의 8점이 같은 8점이라고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더 실용적인 방법은 비교입니다. "지난번 같은 원두보다 단맛이 강하다", "어제보다 산미가 날카롭다"처럼 기준점을 두고 적으면 감각의 흔들림이 줄어듭니다.

가능하다면 두 잔을 나란히 놓고 마셔 보세요. 분쇄도만 한 클릭 다르게 내린 두 잔을 번갈아 마시면, 한 잔씩 따로 마실 때는 절대 알 수 없던 차이가 분명하게 느껴집니다. 테이스팅 훈련으로 이만한 방법이 없습니다.

기록이 쌓이면 보이는 것

한 잔의 테이스팅 노트는 그 자체로는 큰 정보가 아닙니다. 가치가 생기는 것은 잔이 쌓였을 때입니다.

스무 잔쯤 쌓이면 내가 반복해서 높은 점수를 준 조건이 드러납니다. 어떤 산지, 어떤 가공방식, 어떤 로스팅 단계에 내 취향이 몰려 있는지가 데이터로 보입니다. 그때부터는 원두를 고를 때 실패가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평가 항목을 매번 같은 순서로, 같은 기준으로 남기는 것이 핵심입니다. 형식이 일정해야 비교가 가능하고, 비교가 가능해야 패턴이 드러납니다.

스무 잔이면 취향이 보입니다

오원미 다섯 항목만 꾸준히 남겨도 레이더 차트에 내 취향의 모양이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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