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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 지식 · 5분

디카페인 커피 가이드: 카페인은 어떻게 빼는가

"디카페인은 맛이 없다"는 인상은 예전 공정에서 온 것입니다. 최근 방식으로 처리한 원두는 일반 커피와 견줄 만한 잔을 냅니다. 다만 원두의 물성이 달라져 있어서, 평소 레시피 그대로 내리면 실망하기 쉽습니다.

카페인만 골라 빼내는 어려움

디카페인 공정은 생두 상태에서 진행됩니다. 볶기 전에 카페인을 제거한 뒤 로스팅하는 순서입니다.

문제는 카페인만 정확히 골라내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카페인을 녹여내는 과정에서 향미 성분도 함께 빠져나갑니다. 디카페인이 밋밋하다는 평가는 대부분 이 손실에서 옵니다.

그래서 좋은 공정의 기준은 "카페인을 얼마나 제거하는가"가 아니라 "향미를 얼마나 지키면서 제거하는가"입니다. 국제 기준상 카페인의 97% 이상을 제거해야 디카페인으로 표기할 수 있는데, 이 수치는 대부분의 공정이 충족합니다.

네 가지 공정

디카페인 방식은 크게 용매를 쓰는 것과 쓰지 않는 것으로 나뉩니다.

용매법은 염화메틸렌이나 에틸아세테이트로 카페인을 녹여냅니다. 효율이 좋고 향미 손실이 적은 편입니다. 특히 사탕수수에서 얻은 에틸아세테이트를 쓰는 슈가케인 방식은 중남미에서 널리 쓰이며 단맛이 잘 남는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스위스 워터 프로세스는 물과 활성탄 필터만 씁니다. 화학 용매를 전혀 쓰지 않아 안전성 면에서 선호되고, 유기농 인증과도 잘 맞습니다. 다만 공정 비용이 높아 원두 가격이 올라갑니다.

이산화탄소 공정은 초임계 상태의 이산화탄소로 카페인을 선택적으로 추출합니다. 향미 보존이 가장 좋다고 평가되지만 설비 비용이 커서 대량 생산 위주로 쓰입니다.

봉투에 공정이 적혀 있지 않다면 판매처에 물어볼 만한 정보입니다.
공정용매향미 보존특징
스위스 워터물 + 활성탄좋음화학 용매 없음, 가격 높음
이산화탄소초임계 CO2매우 좋음설비 비용 큼, 대량 생산
에틸아세테이트(슈가케인)사탕수수 유래좋음단맛이 잘 남음
염화메틸렌화학 용매보통효율 높음, 거부감 있는 경우

디카페인 원두는 물성이 다르다

디카페인 공정을 거친 생두는 물에 불렸다 말리는 과정을 겪으면서 조직이 성글어집니다. 이 변화가 로스팅과 추출 모두에 영향을 줍니다.

로스팅에서는 색이 더 빨리 진해집니다. 그래서 겉보기에는 다크처럼 보여도 실제 로스팅 정도는 미디엄인 경우가 많습니다. 색만 보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추출에서는 성분이 더 쉽게 빠져나옵니다. 조직이 이미 느슨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평소 쓰던 레시피 그대로 내리면 과추출되어 쓰고 텁텁해지기 쉽습니다.

맛있게 내리는 조정

디카페인이 맛없다고 느꼈다면 원두 탓이 아니라 조정을 안 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성분이 쉽게 나오는 만큼 조건을 부드럽게 가져가야 합니다.

한꺼번에 다 바꾸지 말고 분쇄도부터 한 단계 조정해 보는 것으로 시작하세요.
변수일반 원두 대비이유
분쇄도한 단계 굵게이미 잘 뽑히므로 표면적을 줄임
물 온도2~3도 낮게과추출 방지
추출 시간조금 짧게접촉 시간 단축
비율그대로 또는 조금 진하게바디가 얇아지기 쉬움

언제 마시면 좋은가

카페인 민감도는 개인차가 큽니다. 같은 한 잔에도 잠을 설치는 사람이 있고 아무렇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대체로 카페인은 섭취 후 몇 시간에 걸쳐 절반이 분해되므로, 오후 늦게 마신 커피가 밤까지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디카페인은 이런 상황에서 유용합니다. 저녁에 커피가 마시고 싶을 때, 임신 중이거나 카페인을 줄여야 할 때, 하루 두세 잔 이상 마시는데 카페인 총량이 걱정될 때.

오후에는 디카페인, 오전에는 일반 커피처럼 시간대로 나누는 방식이 실용적입니다. 마시는 즐거움은 유지하면서 카페인 총량만 줄일 수 있습니다.

기록으로 세팅 구분하기

디카페인과 일반 원두는 최적 세팅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기준으로 관리하면 매번 헤매게 됩니다.

원두를 등록할 때 디카페인 여부를 함께 남기고, 분쇄도와 온도를 따로 기록해 두면 전환이 쉬워집니다. 오후에 디카페인으로 바꿔 내릴 때 이전 기록을 불러오면 조정 없이 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공정 방식까지 적어 두면 더 좋습니다. 스위스 워터와 슈가케인은 성격이 꽤 다르므로, 어느 쪽에 높은 점수를 줬는지가 다음 구매의 기준이 됩니다.

디카페인은 세팅을 따로 두세요

원두마다 분쇄도와 온도를 기록해 두면, 오후에 전환할 때 조정 없이 바로 내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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